구분 |
눈밑성형 |
작성일 |
26-09-28 15:56 |
조회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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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피민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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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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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루마니아 북동부 소도시 아주드. 때는 바야흐로 차우셰스쿠 공산독재 치하. 이 잿빛 세상에서 한 여자아기가 태어난다. 안젤라 부르라쿠(Angela Burlacu). 아버지는 철도기관사, 어머니는 재봉사. 넉넉지 않은 가정환경이었으나 어머니는 큰딸의 재능을 알아보았다. 수도 부쿠레슈티 음악원에서 마침내 탁월한 기량이 만개해 졸업 연주회에서 <라 보엠> 미미 역으로 격찬을 받는다. 이후 결혼, 게오르규라는 남편 성을 얻게 돼 오늘에 이른다.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Angela Gheorghiu)다.
안젤라 게오르규 / 출처. IMDb
1994년, 29세의 루마니아 시골뜨기 소프라노가 세상을 뒤집어 놓았다. 거장 게오르크 솔티 경은 베르디 ‘라트라비아타’ 리허설을 본 후 무명의 신인 게오르규를 향해 “한마디로 완벽하다. 기적같은 재능이다.”라고 선언해버린 것. 런던 오페라하우스는 게오르규로 달궈졌고, BBC 방송은 오페라를 생중계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새로운 신데렐라의 탄생! 게오르규는 오페라의 양대 산맥인 베르디와 푸치니의 프리마돈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소프라노의 시그니처인 미미, 토스카, 그리고 비올레타는 전성기 게오르규가 톱티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을 아닐 터. “칼라스와 테발디의 장。만을 합쳐놓은 관능적 디바” 그녀를 향한 헌사도 오롯하다.
게오르규가 특히나 ‘20세기 말 최고의 비올레타’라는 찬사를 받는 이유는 뭘까?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은 소프라노에게 가장 어려운 배역 가운데 하나다. 우선 1막 막판에 12분짜리 고난도 아리아를 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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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레도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자 설레면서도 괴로운 심정을 호소하는 곡. “이상해, 혹시 그이일까?” “어리석은 생각? 부정하기로” “언제나 자유롭게 살리라”, 크게 세 부분이다. 여기서는 최고난도의 콜로라투라 기교와 극고음이 필요하다. 2막에서는 긴 호흡의 레가토를 자주 구사해야 하고, 3막은 죽음을 앞둔 극적인 표현이 절실하다. 곧 콜로라투라(기교)⸱리릭(서정미)⸱스핀토(찌르는 고음)를 적재적소에서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게오르규는 빼어난 외모와 함께 어둡고 관능적인 음색과 섬세한 피아니시모, 그리고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단단히 탑재해 “실제 살아 있는 여인으로서의 비올레타”를 구현했다는 최고의 찬사를 받기에 이른다.
병색 짙은 비올레타의 모습이 그려진 <라 트라비아타> 악보집 표지(1855) / 출처. Wikimedia Commons(Public Domain)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엇나간 여인)>의 줄거리는 파리의 고급 창부 비올레타와 나이브한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둘의 사랑은 사회적 편견과 제르몽(알프레도의 아버지)의 반대로 좌초되고, 병색 짙던 그녀의 삶은 비극적으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한 비련극(悲戀劇)에 머물지 않으며 베르디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순수하면서도 영원한 것인지 제시한다. 비올레타의 죽음은 신파적 눈물샘을 자극하기보다, 사랑이 인간을 얼마나 깊고 아름답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닥칠 죽음의 비극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사랑의 설렘에 빠진 비올레타가 부르는 행복한 아리아 ‘언제나 자유롭게(Sempre Libera)’가 바로 1막을 장식하는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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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유롭게 나 홀로 날아가리
기쁨에서 기쁨으로 미친 듯 유영하며
내 앞에 주어진 이 짧은 삶의 길을
오직 쾌락의 길로만 흘려보내리라
새로운 아침이 오든, 해가 저물어가든
화려한 축제 속에 나 언제나 머물며
매일 또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내어
나의 이 마음을 저 멀리 날려 보내리
아, 아 사랑이라니
헛된 꿈이여, 망상이여
사랑의 열망 따위, 금세 사라지리라
언제나 자유롭게 혼자 날아가리
기쁨에서 기쁨으로 미친 듯 유영하며
내 짧은 삶의 길을 쾌락으로 채우리
안젤라 게오르규는 무려 여섯 차례나 한국 공연을 했다. 그중 2024년 푸치니 <토스카> 무대가 여전히 입길에 오른다. 푸치니 타계 100주년 기념으로 최초로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섰었는데 3막에서 카바라도시 역을 맡은 김 모 테너가 관객의 환호에 과몰입해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한 번 더 부르자 흥분한 채 등장해 외쳤다. “This is not a recital. It's a performance. Respect me!(이것은 독창회가 아닙니다. 공연입니다. 나를 존중해 주세요!)”. 여러 말이 나왔으나 쌍방 과실(?)로 보는 게 적절할 듯하다. 테너도 지나쳤고, 게오르규도 자중해야 하지 않았을까. 1965년생 게오르규는 아직 현역이다. 물론 전성기 대비 성량⸱호흡의 한계가 눈에 띄고 음정도 종종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경륜과 노련미가 더해진 스타성은 여전하다.
오페라 <토스카> 무대 위 안젤라 게오르규(2012) (Photo: Madamabutterfly) / 출처.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강성곤 음악 칼럼니스트·전 KBS아나운서
보집 표지(18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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